5월의 마지막 날이에요.
한 달의 마지막 날이면 늘 같은 생각이 들어요.
“한 달이 또 이렇게 지나갔구나.”
하루하루는 분명히 느릿느릿했는데, 한 달이라는 단위로 보면 너무 빠르게 지나가버린 느낌이죠.
어느새 초여름 기운이 스며드는 요즘, 달력 한 장을 넘기기 전에 조용히 나를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나요?
저는 매달 말이면 조용히 앉아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곤 해요.
대단한 회고는 아니고, 그냥 향기를 곁들이며 지난 한 달을 기억하고, 감정을 정리하는 작은 루틴이에요.
이번 달은 어떻게 살았는지, 잘 지냈는지 묻고,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는거죠.
이런 루틴을 저는 ‘아로마 저널 루틴’이라고 부릅니다.
매달 말, 향기와 함께 지난 한 달을 천천히 정리하는 시간이에요.
매일 일기를 쓰지는 못하지만, 1년이 지나고 나서 아무 기록이 없으니 한 해 한 해가 참 아쉽더라구요.
그래서 최소한 한 달에 한 번, 저는 이 루틴이 딱 좋은 것 같아요.
아로마 저널 루틴 – 이렇게 해요
1. 향기부터 준비하기
향기로 공간을 정리하면, 마음도 따라 정돈돼요.
먼저 공간에 향을 채워보세요.
라벤더나 프랑킨센스처럼 진정 효과가 있는 오일이 좋아요.
디퓨저가 있다면 몇 방울 떨어뜨리고, 없다면 티슈나 머그컵에 넣어도 충분합니다.
향이 퍼지는 그 순간, 주변이 고요해지고 생각도 정돈되기 시작해요.
2. 지난 한 달 돌아보기
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아니라, 어떻게 느꼈는지를 써보세요.
저널에는 이번 달의 일보다 감정을 중심으로 적어보세요.
“이번 달 내가 제일 자주 느낀 감정은 뭐였을까?” “언제 가장 웃었지?” “힘들었던 날은 뭐가 위로가 됐지?”
이런 질문을 던지다 보면,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감정의 결을 살필 수 있어요.
예: “5월 초엔 좀 지쳤고, 중순엔 바빴고, 말엔 기운이 빠졌어.”
그 시기의 감정을 떠올리다 보면, 그때의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.
3. 감정에 향기 붙이기
이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계예요.
감정과 향기를 연결하면 기억이 오래 남아요.
- 초반 무기력엔 로즈마리 + 페퍼민트
- 들뜬 날엔 자몽 + 일랑일랑
- 회복이 필요할 땐 캐모마일 + 클라리세이지
이렇게 향과 감정을 연결해 기록해두면, 다음에 그 향을 맡을 때마다 ‘그때의 나’가 떠오릅니다. 마치 마음의 타임캡슐 같아요.
4. 나에게 건네는 한 줄 다짐, 그리고 한 방울의 향기
마무리는 짧은 다짐 한 줄이면 충분해요.
“6월엔 나를 더 응원하자.”
이 말과 함께 베르가못 한 방울을 손목에 톡 떨어뜨려요. 향과 함께 다짐이 더 깊게 새겨지는 기분이 드실거에요.
향 선택이 감정 정리에 미치는 작지만 확실한 영향
향기를 고를 땐 ‘지금의 나’에게 가장 필요한 감정을 떠올려보세요.
지치고 머리가 무거울 땐 상큼한 자몽이나 레몬,
혼자 있고 싶고 무기력한 날엔 클라리세이지나 베티버처럼 묵직한 향이 도움이 됩니다.
이런 선택의 순간도 결국은 나를 살피는 행위가 되죠.
그래서 저는 저널에 “오늘 선택한 향: 자몽. 이유: 기운이 필요해서”처럼 간단히 메모를 남깁니다.
몇 달이 지나면 향기로 내 감정의 흐름이 정리된 작은 기록이 되더라고요.
매일이 아니어도 괜찮아요.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해요
이 루틴이 좋은 건 매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.
일기를 매일 쓰는 건 부담스럽지만, 한 달에 한 번 향기와 함께 나를 돌아보는 건 오히려 기다려지는 일이 됩니다.
불 꺼진 방 안에서, 좋아하는 향 하나와 나만의 조용한 시간.
그 시간은 짧지만, 나를 제자리로 돌려주는 데엔 충분하다고 느껴요.
저는 오늘도 작은 병에 담긴 오일을 한 방울 떨어뜨리며 이렇게 생각했어요.
“이번 달도 참 잘 버텼다.”
그 말이 향기처럼 퍼져서 내 마음 깊숙이 스며들길 바라면서요.
향기와 함께 남는 건 기록이 아니라 나 자신이에요
우리는 종종 나를 돌보는 방법을 까먹고 살죠.
바쁜 하루, 쏟아지는 일들 속에서 감정을 놓치고 살기 쉬워요.
그럴 때 이 루틴은 내 감정을 다시 만지게 해줘요.
글자 하나, 향기 한 방울, 질문 하나가 쌓이면
그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‘나와 나눈 대화’가 됩니다.
그리고 그런 대화를 매달 반복한다는 건, 결국 나를 지키는 힘이 되는 거죠.
5월이 끝나는 이 밤, 여러분도 향기 한 방울로 자신을 다독여보면 어떨까요?
그 향은 6월의 시작까지도, 조용히 당신 곁에 남아 있을 거예요.
향기롭게 정리해 보자면,
한 달의 끝에 나를 향기로 정리한다는 건, 결국 ‘나를 챙기는 루틴’을 만드는 일이에요.
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기가 아니라, 내 감정을 위한 향기 노트.
오늘 밤, 향기와 함께 나에게 말을 걸어보세요.
“이번 달도 고생했어. 다음 달엔 더 향기롭게 살아보자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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